지난 14일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이 무산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요, 이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은 다시 KDB 산업은행의 품으로 돌아가 매각 작업을 거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13일 EU가 LPG 운반선 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것이라는 이유로 대우조선해양과 한국조선해양의 결합을 불허한데 이어 14일에는 현대중공업이 최종적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게 된 것인데 지금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우조선해양 합병과 매각의 역사가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 간단하게나마 그 역사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합병 매각 역사
대우조선해양은 1973년 설립된 대한조선공사의 옥포조선소가 모체입니다. 1978년 오일쇼크로 이 회사를 대우가 인수한 후 시추선, 잠수함,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 구축함 건조 등의 사업으로 1994년 전 세계 선박 수주량 1위 달성을 할 정도로 성장했고 그 해 대우중공업에 합병되었습니다.
2000년 들어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자 대우중공업은 대우조선공업,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청산법인 대우중공업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이때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떠안게 되었습니다. 채권단으로부터 1조 1700억 원의 출자전환을 지원받은 대우조선해양은 그로부터 지금까지 산업은행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산업은행은 그 덕분에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이익이 늘어 2000년 이후 배당 수익만으로 약 2500억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이러다 보니 산업은행이 2008년까지 매각을 미뤘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어쨌거나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저하가 계속되고 주가가 상승하지 않아 매각을 보류해오다 2007년 이후 영업상황이 개선되자 산업은행과 정부 당국이 대우조선해양 매각 결정을 하게 됩니다.
2008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채권단 지분을 보면 산업은행이 31.3%, 캠코 지분이 19.1%로 50.4%였습니다. 업계의 예상으로는 지분 매각대금만 5조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실제 매각대금은 7조 원대를 기대했는데 같은 해 8월 인수의향서 접수 결과 포스코, GS홀딩스, 한화석유화학, 현대중공업이 후보로 남았고 이 중 현대중공업의 경우 인수가 성사되면 독과점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과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도 동종 업계가 인수하면 구조조정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강력한 반발이 일기도 했습니다.
2008년도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등 글로벌 금융위기로 9조 원대였던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이 8월 7조 8000억 원대, 10월 3조 7000억 원대로 급락하는 상황도 벌어졌으나 매각은 흥행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던 중 포스코와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한 GS가 본입찰 사흘 후 돌연 입찰 불참을 선언하여 당시 가장 인수 의지가 강했던 포스코가 입찰에 참여도 하지 못하고 인수전은 한화와 현대중공업의 2파전으로 좁혀지게 됩니다.
그 해 10월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우선협상자로 한화를 최종결정했는데 그때 한화가 인수가로 6조 3000억 원을 써냈습니다. 문제는 한화가 2009년 3월 매각대금을 완납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자금력이 문제가 되어 잔금 분할 납부를 요청했던 것입니다. 특혜 논란을 우려한 산업은행은 결국 다음 해 1월 한화의 우선협상 자격을 박탈하게 됩니다.
2009년 말 산업은행은 씨티글로벌을 매각자문사로 다시 선정하였지만 시장 환경이 이미 악화된 상황인지라 제대로 된 매각을 추진하지 못한 채 대우조선해양은 주인 없는 회사로 부유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부작용이 점점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 비조선업 부문으로 덩치 확장 : 대우조선해양 계열사 2006년 5개, 2011년 36개, 2013년 45개로 급증
- 외형 성장 위주의 경영 : 자회사를 포함한 대우조선해양 매출이 2005년 4조 7000억 원, 2011년 14조 578억 원으로 급증했으나 2011년 1조 원을 넘었던 영업이익이 2012년 4863억 원으로 떨어짐.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6482억 원에서 1758억 원으로 줄어듬. 당시 해양플랜트 사업이 급격이 확대되었는데 2012년 상선 부문 수주가 39억 달러인 반면 해양 부문 신규 수주액이 142억 달러로 증가하면서 이후 조선업계 전체의 손실을 야기함
- 경영진 비리 의혹 : 2010년 8월 검찰이 남상태 전 사장이 이명박 정부의 실세에게 거액을 상납해 연임을 관철시켰다는 혐의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 의혹 사건 수사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결국 대우조선해양은 그 유명한 분식회계 사건을 맞게되는데요, 2010년 ~ 2015년 사이 대우조선해양이 약 5조 원이 넘는 적자를 숨기려 재무제표를 고의로 조작해 온 것이 드러나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사건입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으로 비전문 사외이사 채용 등 낙하산 인사 문제, 수조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2천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 잔치, 꼭두각시 감사위원회 등 내외부적으로 많은 결함이 있어 왔음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에 CFO를 파견하였으나 분식회계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도 논란이 되었는데요, 결국 2015년 국민연금을 포함하여 투자자 1,454명이 대우조선해양과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대표이사, 안진회계법인 등을 상대로 총 37건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송은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최악의 상황을 맞은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대표이사로 정성립 사장을 선임하였는데 정성립 사장은 대우중공업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뱃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장 교체 후 대우조선해양은 혹독한 구조조정을 단행하여 직장을 잃은 가장들이 속출하게 되었고 옥포의 눈물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눈물 겨운 노력을 해나갑니다. 2년 후인 2017년 대우조선해양은 73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11년 이후 6년 만에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내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강도 높은 노력으로 지속적인 다운 사이징을 통한 체질 개선을 이뤄내 유휴생산능력과 고정비를 대폭 감축한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비전문가인 산업은행 관리체제 하에서는 경영 개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M&A를 통한 민간 주인찾기가 필수라고 발표하며 Big3 업체 간 중복 투자 등에 따른 비효율 제거를 위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양사만으로 한정하여 매각을 시도하게 됩니다.
삼성중공업이 2월 11일 산업은행이 제안한 인수제안 요청과 관련하여 참여의사가 없다고 공식 통보함에 따라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협의를 진행하여 현물출자 및 대우조선해양 앞 유상증자를 전제로 한 거래를 추진하게 됩니다. 2018년 당시 세계 선박 수주량 1, 2위인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한 가족이 된다는 소식에 시장은 흥분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구조조정이 닥칠 것을 걱정한 양사 노조의 합병 반대 파업, 그리고 합병 이후 글로벌 기준 21%, 국내 기준 7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돼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실적으로 글로벌 기업 간 결합은 심사국 전체의 승인을 얻어내야 하는데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6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청한 후 중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의 승인을 받았지만 한국, EU, 일본의 승인이 미뤄지던 중 EU가 지난 2022년 1월 13일 LNG 운반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형성해 경쟁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기업결합을 불허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인 지난 14일 현대중공업그룹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과의 기업결합 신고를 철회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합병이 무산되었습니다.
2018년 당시에도 세계무역기구와 EU의 독과점 심사를 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바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양사의 LNG 수주잔고 점유율이 59.5%, VL탱커의 점유율이 60.2%에 달했고 산업은행이 합병의 명분으로 내세우던 저가수주 경쟁 완화와 선가 회복 노력은 WTO의 강력한 단합 규정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과거에도 일본, 중국, 유럽 등 경쟁국가들은 한국 조선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WTO 제소를 적극 활용해 왔기 때문에 제소 공세도 예견되었고 EU의 경우는 그전에 지멘스와 알스톰 철도사업부 간 합병 무산, 핀칸티에리와 STX프랑스 합병 때는 독일과 프랑스가 독과점 조사 탄원서를 넣는 등 경쟁 국가로부터의 견제는 만만치 않을 것이 이미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대우조선해양 합병 매각의 역사를 정리해봤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최초로 전투잠수함을 만들 만큼 과거 방위산업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고 LNG선 기술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주인 없는 회사로 방황하는 동안 2007년부터는 삼성중공업에 시가총액을 추월당하고 지난해에는 1조 3000억원대의 적자도 예상된다고 합니다.
현재 조선업이 호황기이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합병 무산의 여파가 당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관계 당국의 예상이지만 앞으로 또다시 국내 업체 간 출혈경쟁과 중복 투자, 저가 수주 문제 등이 불거질 우려가 있고 리더십을 잃은 상태의 대우조선해양이 앞으로 과감한 투자가 힘들어진 상황이라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LNG 운반선 3척, 해양설비 1기 등 11억 7천만 달러어치를 수주한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3년 이상 걸린 조선업계의 빅딜은 무산되고 포스코, 한화, 두산, 효성 등 관련 대기업들은 인수에 소극적인 상황이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합병은 시간을 더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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